우리는 평생 동안 은총 안에 살아야 한다. 즉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사람"(갈라1,6)이고, "은총을
누리며"(로마5,2) "은총의 지배하에"(로마
6,14) 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은총을 가장 확실히
얻는 방법으로 성사를 세워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사를 자주 받음으로써
은총을 풍부히 누려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 지위를 굳혀가야 할 것이다.
성사란 라틴어로 Sacramentum(거룩한 것,
신비스러운 것), 희랍어로 Mysterion(비밀)이라고 한다.트리엔트공의회는
"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볼 수 있는 표지'로서 은총을 표시하고
또 표시하는 은총을 실제로 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성사란
인간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하느님의 은총을 실감할 수 있는 방법과 표지이다.
은총이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성화시키고 당신께로
이끌어 들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기 위해 주시는 내적, 초자연적 은혜이다.
이러한 은총은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고 이 은총이 인간에게 미쳐 내려오기 위해서는
참 하느님이시고 참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리스도만이
은총의 유일한 중재자가 되신다.(1디모2,4-5)인간을 사랑하시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인류구원의 방법으로 성사를 제정하셨다.
이제 그분은 성사를 통하여 당신의 은총을 우리 각자에게 주신다.
그리스도의 존재와 말씀과 행적은 우리가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시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원성사라고 한다. 그리스도는
원성사이시지만 부활 후 승천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만난다. 교회는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하신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으며, 그분의 사랑과
말씀과 은총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세상에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교회 또한 성사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고
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교회에 일치하게 된다.
세례(성세)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 고해(고백)성사,
병자성사, 성품(신품)성사, 혼인성사를 칠성사라 한다.
'모든 성사는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다.
성세는 성체를 모실 자격을 주고, 견진은 더욱 친밀한 관계에서 성체를 받게
되고, 고백은 성체를 받기에 합당한 준비를 시키고, 신품은 성찬례를 거행하며,
혼인은 성체의 신비를 더욱 깨닫게 하고, 병자성사는 성체를 노자로 삼게 한다.
성세, 견진, 신품성사는 영구적인 인호를 준다.
이 세 성사는 일생에 한 번만 받는다.우리는 "그리스도의 것"(1고린3,23)이고
"하느님 백성이 되었다는 표로 성령을 받았고"(에페1,13),
"이마에 도장을 받은 사람"(묵시7,3)들이다.
모든 성사가 다 사회성을 갖지만 특히 신품, 혼인성사는
개인을 위하기 보다는 공동체를 위한 성사이다. 혼인은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첫 출발이요 신품은 그 지역 백성과 교회 전체를 위하여 설정하고 축성하는 성사이다.
물로 씻는 예절을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으로 인간의
원죄를 없애 주는 성사로서 하느님의 초자연적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그리스도의공동체인 교회의 일원이 되어 죄나 죽음을 떨쳐 버린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세례(洗禮)라는 말은 과거의 잘못과 죄악을 모두 씻는다는
의미와 죽음에서 생명에로 새롭게 탄생한다는 부활의 뜻을 함께 담고 있다.
이처럼 세례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기초이며, 신앙생활로 들어가는 입문이고
다른 성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기 때문에 일곱가지 성사 중 가장 처음에
받는 성사이다.
세례받은 신자가 받는 성사로서, 주교의 안수와 축성
성유의 도유를 통해서 성령의 은혜를 받는 성사이다. 여기서 성령의 은혜란 무엇보다도
세례를 인준하고 세례의 은총을 굳건하게 하는 데 있다.세례 성사가 사람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게 해주는 성사라면 견진 성사는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신앙적
용기와 영적인 성장을 가져오게 하는 성령의 성사이다. 즉, 견진 성사는 세례
성사를 통해서 받은 은혜를 굳건하게 해주고 증대시키어 교회와 세상에 더욱 봉사하며
우리의 증거생활을 통하여 성숙한 신앙인으로 다시 성장토록하는 성사이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칠성사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고
중심이 되는 성사. 그리스도인들은 성체 성사를 중심으로 신앙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성체성사란 그리스도로부터 축성권을 받은 사제들이 미사 거행중에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성변화시켜 그것을
배령함으로써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가져오게 하는 성사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변화된 빵과 포도주의 형상안에 살아 계시고 영광스럽게 되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모시는 영성체(領聖體)를 통해 더욱 깊이 하느님과 일치하게
되고 교회 공동체와 일치하게 된다.
고해성사 우리는 세례성사로써 모든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났다. 그러나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악으로 이끌리는
경향은 그대로 계속 남아서 또다시 죄를 짓게 되어 영혼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몸이 아프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약을 먹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신앙생활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영혼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은 죄를 용서받아야 하는데 바로 이를 위해서
고해성사가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고해성사를 통하여 하느님과 화해하고 교회공동체와도 화해를 한다.
그리스도교 신자인 남녀가 서로 사랑하면서 한가정을
이루어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성사이다. 교회의 칠성사
가운데 다른 성사들은 그것을 받는 사람이 개인적인 것이라면, 혼인 성사는 결혼을
통하여 한몸을 이루고 부부로 맺어지는 남녀가 공동으로 받는 성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혼인 성사는 남녀가 결합하여 이루는 한 가정 공동체를 위한 은사이며,
남편의 역할과 아내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교회 내의 신자들 중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일할
봉사자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신적능력과 권위를 받는 성사. 교회 내에 다양한 봉사자들이
있지만 신품 성사를 받는 이들은 부제, 사제, 주교가 되어 하느님 백성을 위해
일하도록 특별히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에 자발적으로 응답을 한 이들이다.
병자 성사란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거나 신체적
결함으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죽을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위로와 희망을
베푸는 성사인데, 병과 고통은 인간의 삶에 시련을 가져다 준다. 사람들은 병으로
인해 자신의 무능과 한계, 인간의 유한성을 체험한다. 병자성사를 통하여 병고로
허약해진 환자의 마음과 신앙을 굳세게하고, 병자의 구원에 도움이 된다면, 잃어버린
건강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은혜를 청한다.